“에어컨 20도 미만 금지”…폭염 속 전력난에 특단 대책 내놓은 인도

“에어컨 20도 미만 금지”…폭염 속 전력난에 특단 대책 내놓은 인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5-07-15 17:49
수정 2025-07-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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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의 한 가전제품 판매장에서 손님이 에어컨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5.6.24. AP 연합뉴스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의 한 가전제품 판매장에서 손님이 에어컨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5.6.24. AP 연합뉴스


폭염 속에 전력 부족을 우려한 인도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새로 판매되는 에어컨의 경우 냉방 온도를 20도 미만으로 설정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노하르 랄 카타르 인도 전력부 장관은 인도에서 판매되는 에어컨에 섭씨 20도 미만으로는 냉방 온도를 설정할 수 없도록 하는 온도 조절기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측은 이를 통해 상당한 에너지 절약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14억명의 인도에서는 평균 기온 상승 속에서 도시화와 소득 증대로 해마다 약 1000만~1500만대의 에어컨이 판매되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판매되는 에어컨은 최저 섭씨 17도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정부 측은 에어컨 냉방 온도를 1도 올릴 때마다 에너지를 약 6%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타르 장관은 이 방침이 곧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침이 전력난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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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인도 스리나가르 외곽에서 인도의 한 병사가 경비를 서면서 땀을 닦고 있다. 2025.7.2. AP 뉴시스
2일(현지시간) 인도 스리나가르 외곽에서 인도의 한 병사가 경비를 서면서 땀을 닦고 있다. 2025.7.2. AP 뉴시스


인도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엇갈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무더위로 유명한 남부 도시 첸나이에 사는 교사 비크람 칸난(37)은 “에너지 절약 노력도 좋지만, 너무 불편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첸나이 같은 곳은 너무 덥고 습하기 때문에 에어컨 온도를 낮게 설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4살 딸이 무더위에 열성 여드름이 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가 이러한 대책을 내놓은 데에는 에어컨이 전력난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실내 에어컨이 전력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2019년에서 2024년까지 5년간 인도에서 새로 추가된 에어컨 설비로 인해 뉴델리의 1년치 전력 사용량만큼 전력 수요가 늘어났다고 추정했다.

인도 일부 지역은 여름철 낮 최고기온이 섭씨 51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인도는 내년까지 전력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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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자료 이미지. 123rf
에어컨 자료 이미지. 123rf


인도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인도에서도 청정에너지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력 대부분은 석탄 등 화석 연료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인도 에너지 및 기후 센터장 니킷 아브얀카르는 델리도 다른 주요 도시와 마찬가지로 현재 에어컨으로 인해 오후와 자정 무렵에 전기 사용량이 두 번 정점을 찍는다고 지적했다. 낮에는 태양광 에너지로 보완하고 있지만, 야간에는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인도 역시 10년 전부터 정부 건물의 냉방 온도를 섭씨 24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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