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스 김. AP 연합뉴스
교포 선수인 그레이스 김(호주)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의 마법을 연출하며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 17번 홀(파4)까지 선두인 지노 티띠꾼(태국)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였다. 그는 192야드(175m) 정도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4번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홀 컵에 거의 붙으며 이글로 단숨에 2타를 줄이며 동타가 됐다. 마침 티띠꾼이 약 2.5m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면 경기는 이대로 그냥 끝나는 것이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두 사람은 연장전을 가졌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한 번의 기적이 더 일어났다. 그레이스 김이 친 두 번째 샷이 이번에는 오른쪽 페널티 구역으로 가 1벌타를 받게 된 것.

그레이스 김.AFP 연합뉴스
그렇지만 벌타를 받고 드롭해 친 그레이스 김의 공이 그대로 홀 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잘해야 파 세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버디가 됐다. 유리한 상황에서 갑자기 수세에 몰린 티띠꾼이 버디로 응수하며 2차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그레이스 김의 상승세를 꺾을 순 없었다.
결국 2차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김이 다시 3.5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하면서 그대로 승부는 끝났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째를 메이저 대회에서 따내는 순간이었다.
이날만 이글 2개를 기록한 그는 “1차 연장 상황에 꽤 실망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연장 1차)칩샷이 들어갔는데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0년생으로 자신보다 3살 어린 티띠꾼에 대해 그는 “친한 사이면서도 제가 존경하는 선수”라며 “같은 조에서 경기한 티띠꾼이 오늘도 2번 홀에서 저에게 좋은 얘기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이날 최혜진과 이소미가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공동 14위에 오르면서 한국은 2001년 박세리가 11위에 오른 뒤 24년 만에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톱10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2001년에는 에비앙 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열렸으며 메이저로 승격하기 전이었다. 올해 남은 메이저 대회는 31일 개막하는 AIG 여자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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