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육군3사관생도, 외박 중 술 마셨다고 퇴학은 위법”

대법 “육군3사관생도, 외박 중 술 마셨다고 퇴학은 위법”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8-09-09 17:50
수정 2018-09-09 18: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퇴학 취소’ 원고 승소 취지로 1·2심 뒤집어…“특수성 고려해도 과도한 기본권 제한”

금주 의무를 어기고 외박 중에 술을 마신 육군3사관학교 생도를 퇴학시킨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퇴학당한 3사관학교 생도 김모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퇴학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모든 사적 생활에서까지 예외 없이 금주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사관생도 행정예규’는 생도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무효”라면서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전혀 강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사관생도이던 2014년 중순 동기와 함께 외박 중에 소주 1병을 나눠 마셨고 다음해 4월 동기를 집으로 초대해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 2~4잔을 마시는 등 4차례 음주를 한 사실이 적발돼 2015년 11월 퇴학 처분됐다. 사관생도 행정예규에는 ‘생도는 음주할 수 없다. 단 부득이한 부모님 상, 기일 등으로 음주를 해야 할 경우 훈육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1, 2심은 “육군3사관학교 특유의 ‘3금(禁)제도’(금주·금연·금혼)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로 인해 기본권이 일부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입학했음에도 조항을 명백히 위반했다”면서 “퇴학처분으로 김씨가 받게 될 불이익이 학교가 이루고자 하는 공공목적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8-09-10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