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말하다-만성 공수성 백형병(하)]
최근의 항암제 개발 상황을 보면 CML 정복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다. 일부이지만 글리벡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들이 있고, 글리벡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2세대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더 많은 환자들을 약물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상태로 진전됐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현재 1∼2세대 표적항암제에 모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3세대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김동욱 교수는 “2세대 표적항암제는 글리벡에서 나타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면서 “2007년 글리벡 내성(耐性) 또는 불내약성(不耐藥性)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시판허가가 난 타시그나와 스프라이셀, 그리고 이후 유사한 약제로 개발돼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보수티닙과 슈펙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불내약성이란 환자가 약물을 견뎌내지 못하는 상황, 즉 약물 부작용 등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취약한 경우를 말한다.
이런 2세대 표적항암제를 만성기 글리벡 내성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2년 생존기간이 90%에 이른다. 하지만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글리벡 내성이 발생한 경우가 문제다. 이 경우 환자가 아직 젊어 여명 기간이 길고, 유전자가 일치해 이식에 장애가 없는 공여자가 있다면 우선 2세대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시도한다. 다행히 여기에서 좋은 치료반응이 나타난다면 적절한 시점을 택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김 교수는 “주목할 점은 최근 2세대 표적항암제가 CML의 표준 1차 치료제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 CML을 예방할 뚜렷한 방법은 없다”면서 “그래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12-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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