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뿐이랴, 다른 과목도 고칠 것 수두룩… 교총 포럼서 일선 교사들 지적

역사 교과서뿐이랴, 다른 과목도 고칠 것 수두룩… 교총 포럼서 일선 교사들 지적

입력 2013-11-05 00:00
수정 2013-11-05 00: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초등 교과서는 빛의 3원색을 합치면 ‘하양’이 된다고 가르치는데 중학교 교과서는 제각각이었다. 5개 출판사는 ‘백색광’이라 했고, 2개 출판사는 ‘하양’, 1개 출판사는 ‘흰색’이라고 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에서 시작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등교과는 물론 중·고교 국어, 체육, 미술 등의 교과서 역시 오류가 많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새교육개혁포럼 창립총회 포럼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직접 초등교과와 중등교과의 도덕, 국어, 체육, 미술, 기술가정 교과와 교과서 문제를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초등교과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4차례 개정됐다. 때문에 교사들도 바뀌는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민철 서울덕암초교 수석교사는 “학생들은 사회를 가장 어려워했으며, 이는 현실과 학습하는 내용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라며 “중학교에서는 사회를 하나의 교과로 접근하지만 초등교사는 가르쳐야 하는 교과 수가 6~9개나 된다. 난이도를 재조정하고 내용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어 교과서의 난이도도 문제였다. 한 예로 중2 학생들이 어렵다고 제기한 부분은 ‘양반전’, ‘사랑손님과 어머니’ 등이었다. 국어 과목을 분석해 발표한 김향숙 인천 용현여중 수석교사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시대적 배경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양반전과 박씨전 등 고전은 한문투 어법도 생소하고 조선후기 역사도 배우지 않아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기술·가정은 2007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강제적 집중이수제로 학생들이 2년 동안 3권의 교과서로 공부했다. 하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에는 집중이수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3개 학년에 걸쳐 2권을 분산 이수했다. 하형숙 인천 계산여중 수석교사는 이를 가리켜 “오락가락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미술교과서 11종에는 색 이름 표기법과 색 이름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기재된 교과서가 5종이나 됐다. 고교 체육 교과의 선택 과목 가운데 ‘운동과 건강생활’은 교과서가 10종이 있지만, ‘스포츠 과학’은 교과서가 단 1종밖에 없어 외면받는 실정이었다.

포럼 주제발표를 한 황규호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은 “교과서와 교육과정 논란은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적 논리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임기응변식) ‘묘수’ 중심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 때문”이라며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위한 집단적 대화 여건부터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3-11-0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