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특파원 블로그] 일주일 만에 뒤집힌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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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5 00:00
수정 2013-11-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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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버지니아 검찰총장 선거 보류된 표 반영 재검서 번복

지난 5일 실시된 미국 버지니아주 검찰총장 선거 결과가 1주일 만에 뒤집혔다.

지난 6일 개표가 완료됐을 때 마크 아번셰인 공화당 후보가 마크 헤링 민주당 후보를 1169표(0.05%) 차로 제치고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그러나 버지니아 주법상 득표율 차이가 1% 포인트 미만인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어 헤링 후보의 요청으로 재검표가 시작됐다. 12일 밤 12시까지 재검표를 완료한 결과 헤링 후보 110만 3778표, 아번셰인 후보 110만 3615표로 헤링 후보가 163표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재검표 시간이 1주일이나 걸린 것은 ‘잠정투표’(provisional ballot) 때문이다. 잠정투표는 유권자가 투표소에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거나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는 경우, 또는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경우 유권자를 ‘자격 미달’로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임시 투표용지’를 줘서 일단 투표하게 하는 제도다.

이 투표용지는 따로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정밀한 신분 확인을 통해 적법한 유권자로 확인된 경우 최종 집계에 포함된다. 이민자가 많은 특성을 반영한 미국 특유의 선거 제도다. 헤링 후보가 개표 결과를 뒤집은 결정적 요인은 이 잠정투표의 힘으로 분석된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만 잠정투표 중 160표가 헤링 후보에게 갔고 103표가 아번셰인 후보를 선택했다. 다른 카운티에서도 잠정투표함이 열리면서 헤링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잠정투표 제도가 없었다면 자격 미달로 투표소에서 발길을 돌린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못했을 것이고,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투표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한국의 선거 당국이 도입을 검토해볼 만한 제도다.

공식 재검표 결과는 오는 25일 발표된다. 하지만 헤링 후보는 잠정투표 집계 등 재검표가 모두 끝난 직후인 13일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11-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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