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FBI 수사관들에 의해 ‘확인사살’ 당했다”

“아들은 FBI 수사관들에 의해 ‘확인사살’ 당했다”

입력 2013-05-31 00:00
수정 2013-05-3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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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테러 조사중 숨진 체첸인 아버지 주장…”100% 비무장 상태였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체첸족 출신의 이브라김 토다셰프(27)의 아버지가 아들이 비무장 상태에서 수사요원들에 의해 ‘확인사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브라김의 아버지 압둘바키 토다셰프는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플로리다주의 영안실에 있는 숨진 아들 모습이 담긴 16장의 사진을 보이며 “아들이 몸통과 뒷머리에 각각 6발과 1발의 총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죽이고 머리에 총을 쏴 확인사살을 하는 것은 영화에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일”이라고 황당해했다.

사진은 숨진 이브라김의 친구 쿠센 타라모프가 찍은 것이며, 그는 친구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영안실에 갔었다고 압둘바키는 밝혔다.

AP통신은 압둘바키가 “아들이 수사관들에 의해 ‘사형집행 방식’(execution-style)으로 사살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대통령 산하 시민사회 및 인권위원회 위원 막심 셰프첸코는 “이마가 아닌 뒷머리에 총상이 있다는 것은 공격을 하다 총에 맞은 것이 아니라 잔인한 살해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압둘바키는 이어 “5명의 수사관들이 집에서 아들을 8시간 동안이나 심문했으며 조사 현장에는 변호사도 증인도 아무도 없었다”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엔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조사 과정에서의 불법 가능성을 제기했다. 압둘바키는 “그날밤 아들이 총살됐다. ‘100% 비무장 상태’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들을 조사한 FBI 요원들을 ‘깡패’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며 그들을 미국 법에 따라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압둘바키는 또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 전 아들이 다리 수술을 했으며 이 때문에 목발을 짚고 다녀 육체적으로 테러에 개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이 최근 미국 영주권을 받았으며, 지난 24일 고향인 러시아 체첸을 방문해 여름을 지낼 예정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압둘바키는 아들의 시신을 찾아오기 위해 주러 미국 대사관에 미국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FBI 보스턴지부 그레그 컴코위치 대변인은 압둘바키의 주장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FBI는 종합격투기선수인 이브라김이 지난 22일 보스턴 테러 사건과 관련 연방수사관, 매사추세츠주 경찰관 등에게 조사를 받던 중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다 이를 제지하는 수사관이 발사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설명했다.

이브라김은 보스턴 테러 사건의 직접적인 용의자는 아니었지만 테러 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와의 관련성 때문에 조사를 받았다고 FBI는 주장했다. 이브라김은 차르나예프 형제와 알고 지냈으며 형 타메를란과 같은 복싱 클럽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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