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과잉진료의 민낯

[길섶에서] 과잉진료의 민낯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24-03-22 00:40
수정 2024-03-22 00: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지난해 말 아버지가 백내장 수술을 하셨다. 양쪽 눈 모두 수술을 하셨는데, A병원에서 먼저 한쪽 눈 수술을 한 뒤 사흘간 입원을 하셨다. 항생제 치료와 영양제 투입 등 갖가지 진료가 병행됐지만 환자 입장에서 안 하겠다고 할 수도 없었다. 사정이 생겨 다른 쪽 눈 수술은 B병원에서 했는데, 불과 3시간 만에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셨다고 한다. A병원에서 굳이 필요 없는 진료를 받으며 입원까지 하신 거였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과잉진료의 민낯이다.

올해 70대 후반인 아버지는 30여년간 발목장애로 고생하며 수도 없이 병원을 오가셨다. 과잉진료에 대해 틈만 나면 비판하셨던 아버지가 최근 전공의 파업 사태가 터지자 모처럼 전화를 걸어오셨다. 아버지는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몇 년 앞서 죽어도 좋으니 미래 세대를 위해 제발 의료개혁을 끝까지 관철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 남은 생을 의사들에게 의지해야 할 힘없는 노인이 이렇게까지 한을 품을 수밖에 없는 세태가 씁쓸하다.
2024-03-2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