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일본 갔다간…” ‘대재앙’ 괴담에 日여행 83% 줄인 나라

“7월에 일본 갔다간…” ‘대재앙’ 괴담에 日여행 83% 줄인 나라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5-29 11:24
수정 2025-05-29 12: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대만·홍콩, 4월 이후 日 여행 급감”
‘태평양 해저 분화로 거대 쓰나미’ 日 만화 여파

이미지 확대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의 가옥들이 전날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기사와 관련 없음. 가나자와 AP 뉴시스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의 가옥들이 전날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기사와 관련 없음. 가나자와 AP 뉴시스


“2025년 7월 5일, 필리핀해 한가운데 있는 해저가 분화해 일본에 재앙이 발생한다.”

일본의 유명한 ‘예언 만화’에서 시작돼 아시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이른바 ‘7월 일본 대재앙’ 괴담으로 한국과 대만, 홍콩에서 올 여름 일본 여행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풍수지리를 믿는 홍콩에서는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가 8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여행분석기업 포워드키스(ForwardKeys)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른바 ‘7월 일본 대재앙’ 괴담의 여파로 4월 이후 한국과 대만, 홍콩에서의 일본행 항공편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특히 홍콩에서의 항공편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50% 줄었으며,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의 예약 건수는 83%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는 엔화 가치 등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풍수지리를 믿는 홍콩인들이 ‘7월 일본 대재앙’ 괴담에 일본 여행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의 한 여행사는 괴담으로 인해 일본의 ‘벚꽃놀이’ 시즌에도 홍콩인들의 일본 여행 예약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홍콩 저비용항공사인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지난 12일부터 센다이 노선은 주4회에서 3회로, 도쿠시마 노선은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 항공사의 일본 지사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이 기간 항공편 예약률을 80% 정도로 예상했는데 40%에 그챴다”면서 “홍콩의 부활절 연휴와 겹쳤던 기간이라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규모 7.5 강진이 발생한 일본 혼슈 중부 이사카와현의 와지마시에서 4일 소방관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근처를 지나고 있다. 2024.1.4 AP 연합뉴스
규모 7.5 강진이 발생한 일본 혼슈 중부 이사카와현의 와지마시에서 4일 소방관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근처를 지나고 있다. 2024.1.4 AP 연합뉴스


“홍콩, 日 벚꽃놀이도 안가…항공편 감축도”‘7월 일본 대재앙’ 괴담은 일본 작가 다쓰키 료의 예언 만화 ‘내가 본 미래’에서 시작됐다.

다쓰키 료는 1999년 출간한 만화에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코로나19 팬데믹을 예언해 화제를 모았다. 이어 작가는 2021년 ‘완전판’으로 복간한 만화에서 올해 7월 5일 대재난이 일어나는 꿈을 반복해서 꿨다고 언급했다.

작가는 “필리핀해 가운데에 있는 해저가 분화해 큰 파도가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갔다”면서 “2011년 대지진 당시의 3배나 되는 거대한 쓰나미가 덮쳐 대만과 홍콩, 필리핀 등이 마치 하나로 연결되는 듯했다”고 묘사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해부터 일본 전역에 확산되는 ‘난카이 대지진’과 ‘후지산 분화’ 공포와 맞물려 일본은 물론 주변 국가들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일본 여행이나 유학을 계획 중이라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부동산 구입도 조심하라”고 공지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 없는 괴담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