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지도선 무궁화 23호 출동 현장 가보니

지난 5일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무궁화 23호 조타실에서 이규철(오른쪽) 선장을 포함한 대원들이 제25호 태풍 ‘콩레이’ 상륙에 앞서 배를 목포항에 정박시키고 있다. 서해어업관리단 제공
기자를 포함한 대원 8명은 재빠르게 고속단정에 올랐다. 태풍이 오기 직전이어서인지 빗방울이 내내 쏟아지는 바다를 시속 40노트(약 74㎞)의 속도로 내달렸다. 보호막이라고는 운전대 앞 플라스틱 유리뿐인 배에 몸을 맡긴 대원들의 얼굴에선 웃음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고속단정에 올라 탄 무궁화 23호 대원들이 나포한 중국어선이 태풍에 전복되지 않게 정리하려고 접근하고 있다. 서해어업관리단 제공
해수부에 따르면 서해어업관리단은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에서 전남 여수까지 16만 1368㎢의 해역을 관할한다. 우리나라 전체 해역의 31%에 해당되지만, 서해어업관리단이 보유한 어업지도선은 단 11척뿐이다. 배 한 척당 경기도의 두 배 가까운 면적을 책임진다. 배나 인원 모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럼에도 배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력이라고 대원들은 입을 모은다.

무궁화 23호 대원들이 중국어선에 승선해 위험한 물품들을 수색하고 있다. 서해어업관리단 제공
이 선장은 “중국 어선에 척당 10~20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기 때문에 본선에 있는 고속단정 2척(한 척당 8명 탑승)을 모두 출동시켜야 불법 중국 어선을 제압할 수 있지만 대원이 워낙 적어 한 척만 내보낸다”면서 “상황이 급박할 때는 본선 필수요원까지 다 중국 어선에 보내고 조타실을 혼자 지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옥식 서해어업관리단장은 “최근 어업지도선 승무 인력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실제 근무 여건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목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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