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 더워야지’…재난 같은 폭염에 피서지도 한산

‘어지간히 더워야지’…재난 같은 폭염에 피서지도 한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7-25 10:12
수정 2018-07-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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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전남 해수욕장 발길 뚝…“나갈 엄두조차 못 내”

무등산 자락의 소쇄원.  서울신문 DB
무등산 자락의 소쇄원.
서울신문 DB
“자연재난으로 볼만큼 날씨가 심각하게 덥다 보니 산자락까지 피서 올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거 같아요.”

폭염이 2주 넘게 이어진 25일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 직원은 올해 들어 유난히 한산한 계곡 상황을 이같이 풀이했다.

이 직원은 계곡 곳곳에서 무질서 피서객과 실랑이했던 여느 해와 다르게 올해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탐방객 발길이 드물다고 설명했다.

무등산 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이달 들어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 숫자는 네 번째 주말인 지난 22일까지 11만8천40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천916명과 비교하면 20% 정도 줄었다.

날씨는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엿새만 비가 내린 올해가 더 좋았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열나흘이나 비가 내렸다.

7∼8월의 무등산 탐방객은 등산객보다 시원한 계곡 물을 찾아오는 피서객이 대부분이다.

짧은 장마로 계곡 수량이 예년만 못하더라도 기록적인 폭염을 떼어놓고는 탐방객 숫자가 확 줄어든 이유를 풀이하기가 어렵다.

무등산 공원사무소는 피서객이 냉방시설을 갖춘 도심 쇼핑몰 또는 문화시설, 자동차로 곧장 닿을 수 있는 물놀이장으로 분산됐다고 추측했다.

어지간한 수준을 넘어선 불볕더위로 한산하기는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전남도가 파악하기로 지난 주말까지 도내 55개 해수욕장을 이용한 피서객은 8만1천580명이다. 작년 동기 10만3천16명보다 약 20% 줄었다.

고흥 남열, 여수 만성리 등 일부 해수욕장을 빼고 대부분 감소했다.

전남을 대표하는 완도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6일 개장 이후 1만7천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이용객은 2만3천명이었다.

전남 해수욕장 이용객은 2015년 202만명을 기록한 뒤 이듬해 158만명, 지난해 133만명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워터파크나 도심 물놀이 시설이 속속 생기면서 해수욕장 이용객이 감소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올해 들어 그 폭이 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 표정은 밝지 않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가 피서객의 발걸음조차 무디게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적당히 더울 때라면 바다에서 피서를 즐기겠지만, 그 이상으로 심하게 더우니 피서객 방문이 뜸해진 것 같다”며 “상인들도 극성수기로 접어드는 다음 주만 기대하고 있는 눈치”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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