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사고 후 ‘주사제 나눠쓰기’ 관행 사라졌다”

“이대목동병원 사고 후 ‘주사제 나눠쓰기’ 관행 사라졌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1 09:34
수정 2018-04-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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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학회, 전국 77개 신생아중환자실 실태조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발생 후 일선 병원에서 ‘주사제 나눠쓰기’(분주) 관행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후 분주로 인한 감염 우려가 확산하면서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주사제 나눠쓰기를 지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대한신생아학회가 전국 77개 신생아중환자실에 의뢰한 실태조사 설문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 사고일(지난해 12월 16일) 전후 지질주사제 ‘스모프리피드’ 1병을 주사기에 담아 환자 2명 이상에 사용하는 경우는 44.2%에서 3.9%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질주사제 한 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사고 전 20.8%에서 사고 후 53.3%로 크게 늘었다. 주사액을 주사기에 담되 환자 1명당 1병만 사용하는 경우 역시 35.1%에서 42.9%로 증가했다.

즉, 주사제 1병을 2인 이상에 투여하는 분주 경향이 눈에 띄게 감소한 셈이다.

분주가 줄어들면서 지질주사제 제품 자체도 소용량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100cc 용량의 지질주사제를 사용한다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사고 전 75.3%에서 사고 후 91.8%로 늘어났다. 반면 250cc 용량 제품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21.9%에서 5.5%로 줄었다. 500cc 제품은 2.7%로 변화가 없었다.

김기수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은 “분주 자체가 바람직하진 않지만 소량만 필요한 신생아의 경우 감염 위험과 1병을 전부 사용했을 때 약물이 과다하게 투여될 위험 등을 따져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병원 약사 등의 철저한 관리 없이 분주한 것은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사기에 주사액을 나눌 때 병원 약사 등 약제팀이 담당한다는 응답은 사고 전 13.3%에 불과했다. 사고 후에는 29.6%로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신생아중환자실 내 간호팀에서 분주를 담당하는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총정맥영양수액제(TPN)의 휴일 및 주말 조제 간격도 사고 후 크게 단축됐다.

사고 전 TPN을 주말과 휴일에도 매일 조제한다는 신생아중환자실은 29.3%였으나 사고 후에는 51.4%로 변화했다. 2일 이상 간격으로 TPN을 조제했다는 응답은 70.7%에서 사고 후 48.7%로 줄었다.

김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됐다”며 “학회 차원에서 진료 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세부적인 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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