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고통 느껴봐야”…법원, 채용비리 엄중문책

“피해자 고통 느껴봐야”…법원, 채용비리 엄중문책

입력 2013-05-09 00:00
수정 2013-05-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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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비리를 저지른 보훈병원 치위생사들에게 법원이 거액의 벌금 선고로 엄중히 문책했다.

광주지법 형사 9단독 장찬수 판사는 9일 직원 채용 인사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된 광주보훈병원 치위생사 고모(45·여)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퇴직한 치위생사 지모(41·여)씨에게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8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별도로 벌금 3천만원과 사회봉사 240시간 명령도 두 사람에게 선고했다.

구씨 등 입장에서는 직장을 잃을 처지에 놓인 것은 물론 추징금, 벌금, 변호사 비용에 별도의 합의금까지 범죄 수익보다 훨씬 비싼 죗값을 치르게 됐다.

초범인데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범행도 자백해 실형을 선고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구직자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재판부의 의중이 반영됐다.

장 판사는 “고씨 등은 중간 관리자의 지위에 있어 공평무사한 업무처리가 더 요구되는데도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돈을 받아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씨 등이 구속 기간 반성문을 써 자신들의 가족을 걱정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채용에서 탈락한 구직자 가족은 생각해 봤느냐”며 “남의 ‘생돈’을 갈취한 것과 다름 없으니 피고인도 그 고통을 느껴봐야 한다”고 꾸짖었다.

그는 또 “사람은 각자의 역할에 맞게 도리를 다해야 한다”며 “가까운 사람을 속이면 죽어서도 그 죄를 다 못씻는다”고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씨 등은 지난해 광주 보훈병원 치위생사 채용과정에서 합격자들로부터 채용을 알선한 대가로 모두 2천만원과 3천8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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