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뿌리고 라이터로…시내버스 방화 현장검증

휘발유 뿌리고 라이터로…시내버스 방화 현장검증

입력 2013-01-30 00:00
수정 2013-01-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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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기사 범행 재연…버스 2대 내부에 차례로 방화

시내버스 38대를 태운 버스차고지 방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구속한 피의자 황모(45)씨를 데리고 30일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시내버스 38대가 불에 탄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방화 사건 현장 검증이 열린 30일 오전 피의자 황모씨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내버스 38대가 불에 탄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방화 사건 현장 검증이 열린 30일 오전 피의자 황모씨가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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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강서구 공항동 자택에서 범행을 준비하고 휘발유를 담은 통을 차량에 싣는 것으로 범행 재연을 시작한 황씨는 오전 11시12분께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인근 자동차 정비업소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점퍼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황씨는 수갑이 채워진 손으로 휘발유 통을 넣은 것으로 가정한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불에 탄 38대의 시내버스는 모두 버스차고지에서 치워진 상태였다.

이어 황씨는 버스 두 대에 차례로 들어가 휘발유를 버스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휴지를 던지는 장면을 재연했다.

그는 “담벼락을 끼고 들어갔다는 말이냐”, “여기 던졌을 때 불이 확 붙었냐” 등 경찰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네”라고 답했다. 범행 동기나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답변하지 않았다.

버스회사 직원들과 시민 등 30여명은 컨테이너 박스 위에 올라가거나 멀찌감치 선 채 범행 재연 장면을 지켜보면서 스마트폰으로 황씨의 모습을 찍기도 했다. 곳곳에서 “있을 수 없는 일”, “답답하다, 답답해”와 같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기사 A(54)씨는 황씨에 대해 “내성적이면서도 다혈질이어서 친한 기사가 별로 없었다”면서 “아무리 잘렸어도 그렇지…”라며 혀를 찼다.

현장검증은 오전 11시35분께 종료됐다. 경찰은 보다 자세한 범행 동기와 실행 과정 등을 보강수사한 뒤 다음달 4일 황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황씨는 버스회사가 자신을 해고한 뒤 복직시켜주지 않은 데 앙심을 품고 지난 15일 새벽 버스차고지에 불을 질러 시내버스 38대를 태우고 15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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