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눈앞서 좌초된 신형 구축함… 동해로 ‘화풀이’ 순항미사일 발사

김정은 눈앞서 좌초된 신형 구축함… 동해로 ‘화풀이’ 순항미사일 발사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5-05-22 23:31
수정 2025-05-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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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진수식 실패 보도 후 미사일 쏴
金 “용납 못 할 범죄적 행위” 격노
내부 기강 잡기용 엄중 문책인 듯
합참 “현재 바다에 배 넘어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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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누워 있는 北구축함
옆으로 누워 있는 北구축함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비영리 안보 연구기관 오픈소스센터(OSC)는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사고 선박이 옆으로 누운 채 일부분이 바다에 빠져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OSC가 엑스(X)를 통해 공개한 위성사진.
오픈소스센터 X 캡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을 열었지만 배가 제대로 물에 뜨지 못하고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을 진행했다며 “진수 과정에서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1면도 같은 내용을 크게 다뤘다.

통신은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해 대차 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 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되어 좌주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됐으며 함수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했다”고 사고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설명대로면 새 구축함을 옆으로 밀어 물에 띄우려다 함미가 먼저 이탈되는 바람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가진 5000t급 구축함 최현호는 드라이도크에 배를 실어 바다로 나간 뒤 도크에 물을 채워 띄우는 방식으로 진수했다. 측면 진수는 그보다 재래식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배는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전했다.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본 김 위원장은 “있을 수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며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켰다”고 크게 질책했다고 한다. 관련 기관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해당 간부들의 과오를 다음달 소집하는 당 전원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며 그 전에 파손된 구축함 복원을 끝내라고도 지시했다.

중대 사고 발생 사실을 대내외에 알린 것을 두고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내부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과거의 공개 비판은 주로 민간 프로젝트나 경제 정책 실패와 관련됐다”며 “군사 프로젝트의 실패를 공개한 것은 김정은이 국방력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화풀이하듯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발이 포착됐다.
2025-05-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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