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중인 북한 평양 여명거리 모습
북한이 김정은 시대 치적사업으로 야심차게 조성 중인 려명거리 공사가 자제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주민들에게 곡괭이와 무쇠냄비, 부지깽이 등 개인용 집기들까지 바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28일 평안남도 소식통과의 통화에서 “최근 평양시 려명거리 건설 관련 지시문이 연이어 하달되고 있다”면서 “지시문은 려명거리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설비, 물자지원 사업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려명거리는 평양의 중심 시가지로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영흥사거리까지 동서로 난 도로에 새로이 건설 중인 시가지를 말한다.
소식통은 이어 “학생들이 수업종료 후 공장기업소 퇴적물 처리장과 마을 잿더미를 뒤져 파철 조각 줍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인민반장은 아침저녁 집집 마다 돌면서 삽과 곡괭이, 못, 용접봉 등 건설자재와 장갑, 비누, 세면용 수건 (등이 적힌) 상납장부를 들고 다니며 못살게 군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밖에도 소식통은 “주요 건설자재는 ‘70일 전투’때 다 써버렸기 때문에 주민들과 학생들이 시내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다”면서 “일부 간부들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쇠 냄비와 (연)탄 집게, 부지깽이 등 쇠붙이라도 바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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