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 상황 보고” 기무사령관과도 공방
기무사 참모장 “한민구 장관 지시라며조현천 사령관이 계엄 문건 작성 명령”
군·검 수사기구 서울동부지검에 설치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석구(오른쪽) 국군기무사령관이 기무사 계엄 문건에 대한 국방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이 사령관을 사실상 경질하고 후임으로 육군특전사령관인 남영신 중장을 임명했다. 왼쪽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날 국방위에서 100기무부대장 민병삼 대령은 “장관이 7월 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현재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양심을 걸고 답변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민 대령이 갑작스럽게 ‘하극상’으로 비칠 수 있는 폭로를 하자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민 대령 말이 사실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 장관을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지난 3월 ‘계엄 문건’을 송 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 사령관은 “위중한 상황으로 보고했다”고 말한 반면, 송 장관은 “5분 정도 보고를 받았다. 중요한 사안이라고 해서 놓고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고 시간에 대해서도 이 사령관은 20분 동안, 송 장관은 5분 동안이라고 각각 밝혔다. 황 의원은 송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며 추궁했고 송 장관은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다. 증인이 있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송 장관이 지난 3월 이 사령관으로부터 계엄 문건을 전달받고도 4개월가량 묵살한 의혹에 대해 “쿠데타 세력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준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고 송 장관은 “정무적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육군 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불러 ‘한민구 장관이 위중한 상황을 고려해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며 “8장짜리 원본(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만들고 나서 조 사령관이 당시 한 장관께 보고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고할 수 있도록 67쪽짜리 자료(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같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을 규명하기 위한 군·검 합동수사기구는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7-25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