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오른쪽)과 명왕성의 5개 위성 중 가장 큰 카론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태양계 행성에서 쫓겨난 명왕성과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카론의 생성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애리조나대 달·행성 연구실, 콜로라도 볼더 사우스웨스트 연구소, 스위스 베른대 우주 및 행성 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태양계의 막내 행성이었다가 2006년 국제천문연맹에서 왜소행성으로 퇴출당한 명왕성은 아주 짧은 순간의 충돌로 위성 중 하나인 카론을 포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구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 1월 7일 자에 실렸다.
‘134340 명왕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명왕성은 카이퍼 벨트에 있는 왜소행성으로, 암석과 얼음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구의 위성인 달과 비교하면 질량은 6분의1, 부피는 3분의1 수준이다. 공전 주기는 약 248년, 자전 주기는 6일 9시간 43분이다. 이심률이 큰 타원형 궤도로 돌고 있기 때문에 해왕성 공전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잦다. 명왕성은 5개의 위성을 갖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카론은 명왕성의 절반 정도 크기다. 명왕성과 카론은 서로 같은 면만 바라보며 아령처럼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천체와 위성의 관계처럼 주종이 아닌 공존하는 관계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명왕성-카론을 이중행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궤도를 보면 충돌 기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와 달처럼 카론이 명왕성과 충돌해 만들어졌다면, 명왕성 반지름의 약 16배 정도의 넓은 원형 궤도를 가진 카론 크기의 천체가 형성되기 힘들다.
이에 연구팀은 암석과 얼음으로 이뤄진 행성의 지질학적 수치 모델을 사용해 충돌이 어떻게 카론의 포획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명왕성과 카론의 물리적 강도를 고려해 모델링하면, 두 천체가 충돌하고 처음에 함께 회전한 뒤에도 두 천체는 뚜렷하게 구분되고 대부분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명왕성과 카론은 회전하면서 외력이 작용해 분리됐고, 카론의 궤도는 바깥쪽으로 확장돼 현재 위치로 이동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이 충돌 시나리오를 ‘키스앤캡처’라고 이름 붙였다.
연구를 이끈 에릭 에스퍼그 애리조나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한 모델링과 비교할 수 있는 관측 자료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키스앤캡처는 명왕성과 카론의 지질학적 진화를 잘 설명해준다”라며 “이 연구 결과는 카론이 명왕성만큼이나 오래됐을 수 있으며,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다른 얼음 천체들의 기원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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