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영 라디오 바그너 작품 방영해 사과 호들갑 떨었지만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 바그너 작품 방영해 사과 호들갑 떨었지만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9-03 22:31
수정 2018-09-03 22: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스라엘의 공영 라디오 방송이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년)의 작품을 방송으로 내보낸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19세기 작곡자 바그너는 자신이 주창한 반유대주의와 아돌프 히틀러가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늘 격렬한 논쟁의 중심이 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퍼블릭 브로드캐스팅 코퍼레이션의 클래식 음악 전문 콜 하뮤지카는 바그너의 작품 ‘신들의 은총’의 마지막 장을 방영했다. 유대인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바그너를 기리기 위해 기획된 1991년 바이로이트 축제 동안 연주했던 내용을 들려줬다.

방송국은 편집자가 예술적 선택에 있어 실수를 저질렀으며 결코 바그너의 작품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 사이에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방영되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사과했다.

바그너의 작품은 인종적 순수주의를 표방하며 유대인은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없는 존재로 각인시켰다. 바그너의 음악은 이스라엘에서 연주가 금지되진 않았지만 대중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공공 장소에서 연주되지 않곤 한다.

물론 이런 식으로 바그너의 음악을 무조건 폄하하는 것이 옳은지 의심하는 음악 애호가들도 있다. 이스라엘 바그너 재단의 조너선 리브니 회장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도 그의 음악에 반대하는 이들만큼이나 있을 수 있다. 그의 음악이 절대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에 이스라엘 관현악단이 독일에서 바그너의 작품을 연주했을 때 이스라엘 챔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로베르토 파테르노스트로는 바그너의 이데올로기는 끔찍했지만 그의 목표는 “예술과 자신을 분리하는 데 있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