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돌풍… 남미 ‘핑크 타이드’ 퇴조 가속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돌풍… 남미 ‘핑크 타이드’ 퇴조 가속

최훈진 기자
입력 2018-10-29 22:34
수정 2018-10-3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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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후계자’ 아다지 꺾고 대선 승리

트럼프처럼 기성 정치 거부·SNS 소통
득표율 55% 기록… WSJ “급진적 변화”
좌파 진영, 경기침체·부패에 발목 잡혀
30년 만의 스트롱맨 귀환… 정치지형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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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대선 후보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연방선거법원 공식 집계에서 최종 55.13%의 득표율로 승리한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내년 1월 1일 제38대 브라질 대통령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상파울루 AP 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대선 후보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연방선거법원 공식 집계에서 최종 55.13%의 득표율로 승리한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내년 1월 1일 제38대 브라질 대통령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상파울루 AP 연합뉴스
군 대위 출신의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63) 사회자유당(PSL) 후보가 28일(현지시간) 남미 최대국인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지난 13년간 집권한 좌파 노동자당(PT)은 경기침체와 부패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보우소나루 돌풍’을 일으킨 극우 진영에 정권을 내줬다.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에 이은 우파 지도자의 등극으로 남미의 ‘핑크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성향 물결) 퇴조 양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PSL 후보가 55.1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룰라 후계자’인 페르난두 아다지 PT 후보(44.87%)를 눌렀다고 보도했다. WSJ는 “보우소나루의 당선은 급진적 변화”라며 주목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이날 글로부TV에 나와 “헌법과 민주주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부를 이끌 것”이라면서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단결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트럼프’를 자처해 온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여성·난민·인종·동성애를 차별하고 군부 독재를 찬양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아 왔다. 7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면서도 기성 정치권은 물론 기초적인 민주주의원리도 거부하는 ‘아웃사이더’ 성향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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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민주주의를 회복한 뒤 30년 만에 ‘스트롱맨’(포퓰리즘적 극우 정치인)이 다시 귀환하는 정치 지형의 변화 요인으로 ‘좌파의 붕괴’가 꼽힌다. 스콧 메이워링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NYT에 “부패 혐의로 투옥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전 대통령)의 그늘에만 기대어 선거 전략을 제대로 짜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부패·돈세탁 혐의로 투옥돼 12년형을 선고받았고, 그의 뒤를 이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경제 실패 등으로 탄핵됐다.

이 틈을 타 기성 정치권과 거리가 먼 보우소나루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며 인지도를 쌓고 변화를 정치 메시지로 부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SNS에 경쟁자를 비하하거나 브라질의 현실을 개탄하는 동영상을 주로 게재하며 정치적 자산을 쌓았다.

아울러 경제난과 맞물린 치안 불안 등 사회적 혼란도 그의 당선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약 6만 4000명이 범죄 등으로 피살됐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공약으로 형사처벌 연령을 기존의 18세에서 16세로 낮추고 치안 강화를 위한 군병력 투입 등을 제시했다. 한편으로는 총기 소유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공약해 비판도 받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8-10-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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