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까지 날아간 암석 조각에 맞아
용암 탈출로 덮어 주민 한때 고립치명적 연무 유독가스 피해 우려
지난 3일부터 화산재와 용암을 내뿜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빅아일랜드) 동쪽 끝의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 지역에서 첫 중상자가 나왔다. 그동안 화산재로 주민들이 호흡 곤란, 가려움증 등의 고통을 겪은 적은 있지만 용암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은 처음이다.

파호아 미국 지질조사국 AP 연합뉴스
용암이 만든 불바다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 동쪽 끝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파호아 지역에 용암이 흘러 가옥과 나무 등이 녹아내리고 있다. 지난 3일 화산 분화 이후 주민 1명이 중상을 입었고 가옥 40여채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파호아 미국 지질조사국 AP 연합뉴스
파호아 미국 지질조사국 AP 연합뉴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서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주변 균열 등 22곳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옥 4채가 전소되거나 완파되고 36채가 부서졌다.
화산 폭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의 주 탈출로인 137번 고속도로도 용암이 흘러들어 주민 수십명이 고립돼 있다가 주 방위군과 재난 당국이 동원한 헬기로 구출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은 ‘레이즈’(laze·화산과 연무의 합성어)를 발생시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레이즈는 섭씨 1200도에 이르는 용암이 바닷물에 부딪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뿜어내는 연무를 말한다. 레이즈에는 염화수소 또는 염산 성분이 포함돼 폐와 눈, 피부에 직접 노출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와이 화산관측소(HVO)가 경고했다.
현재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주민 2000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화산재 가스 기둥은 여전히 상공 3㎞ 가까이 치솟고 있으며,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를 내뿜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화산 폭발로 인한 경보단계를 적색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8-05-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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