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만에 파손

터키서 ‘한국 화장실 습격사건’…개방 사흘만에 파손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7-25 09:41
수정 2018-07-25 09: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수원시 등이 얄로바에 지원…“기물파손범 CCTV 끊고 시설 망가뜨려”교민 “한국이 터키에 화장실 지원한다니 이해 안 돼”

한국 자치단체 재원으로 터키 북서부에 설치한 공중화장실이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에 의해 망가졌다.

한국 수원시가 터키 북서부 마르마라해 연안 도시 얄로바에 건립한 ‘수원 공중화장실’이 준공식 직후 고의 파손됐다고 하베르튀르크 등 터키 언론이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얄로바시청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기물 파손범이 주말 새 감시카메라의 케이블을 끊은 후 화장실 외부와 내부 문, 전기패널 등을 망가뜨렸다.

터키 언론은 대부분 ‘얄로바에서 19만3천리라(약 5천만원)짜리 화장실 파손’이라는 제목으로 사건을 소개했다.

이 화장실은 얄로바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수원시가 세계화장실협회(WTA)와 함께 얄로바 페리터미널 인근 해수욕장에 설치한 시설이다. WTA는 한국 주도의 민간단체다.

수원시는 준공식 후 ‘터키에 수원 공중화장실이 생겼다’며 홍보했다.

보도자료를 보면 수원시와 WTA는 얄로바에 남·여·장애인 화장실과 수유실을 갖춘 50㎡ 규모 화장실을 짓는 데 5천100만원을 들였다.

이달 20일 열린 준공식에는 한국 측에서 홍기원 주(駐)이스탄불 총영사, 김영철 WTA 사무총장, 수원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수원시의 우수한 화장실 문화와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한다는 수원시의 홍보가 무색하게 ‘수원 화장실’은 개방하자마자 기물 파괴범의 목표물이 됐다.

웨파 살만 얄로바 시장은 “자매결연 도시가 기증한 선물에 해를 끼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잘 관리를 하려고 해도 누군가 와서 방해를 한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에 사는 한국인 유학행 김모(33)씨는 “터키인들이 대체로 공권력을 두려워하는 편이고, 최근에는 국가비상사태로 그런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면서 “외국이 지원한 시설이라 쉽게 생각하고 파손 대상으로 삼은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교민들은 한국 자치단체가 터키 도시와 대거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수시로 터키를 방문하거나 터키 자치단체 공무원을 초청하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했다.

김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터키에 한국이 화장실을 지원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