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英, EU에 남아야”…브렉시트 반대 재천명(종합2보)

오바마 “英, EU에 남아야”…브렉시트 반대 재천명(종합2보)

입력 2016-04-23 10:27
수정 2016-04-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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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캐머런과 정상회담 후 공동회견…“미국 국익에도 영향”“英, EU 떠난뒤 미국과 무역협상하려면 줄 뒤에 서게 될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 국정에 대한 개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민에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반대를 적극 권유했다.

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런던 영국 총리 집무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논의도 나눴다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오바마는 “EU에 남을지는 영국 유권자들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특수관계에 있는 우방으로서 솔직히 말하건대 미국의 국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에 깊은 관심사”라고 운을 떼고 영국이 EU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오바마는 “영국은 EU에 남아있을 때 최고의 상태에 있을 수 있다. EU는 영국이 자국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 미국인들은 영국의 영향력이 유럽 내에서 계속 커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미국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기구들을 통해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21세기에 힘을 지닌 국가들은 홀로 있을 수는 없다.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국가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세계가 직면한 여러 위협들은 협력해서 대처해야 하며 EU에 있는 영국이 이런 방향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과 무역협정을 하려면 영국은 줄 뒤에 서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EU, 더 큰 무역블록들과의 협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답했다.

오바마는 “20세기와 21세기 유럽을 본다면 21세기 유럽이 훨씬 나아 보인다”며 내가 영국민이라면 일자리나 이런 것들에 어떤 것이 최선인지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는 이날자 일간 텔레그래프에 낸 기고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이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EU는 민주주의, 법치, 열린 시장 등 영국의 가치와 관행을 유럽 일대와 주변에 전파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EU는 영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증대시킨다“고 강조했다.

강한 유럽은 영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위협하지 않고 도리어 신장시킨다는 것이다.

또 ”복잡하게 연결된 세계에서 EU가 당면한 이민, 경제 불평등, 테러 위협, 기후변화 등의 문제는 미국 및 다른 국가들도 맞닥뜨린 도전“이라면서 주권을 보유하면서도 영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행사하는 나라들은 다름 아닌 집단행동을 하는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란 핵문제 합의나 프랑스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타결은 EU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영국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줬기 때문이라는 점도 오바마는 상기시켰다.

그는 결론적으로 ”미국, 영국, EU는 다 함께 수 세기에 걸친 유럽 전쟁을 지난 수십 년간 평화로 바꾸었고 이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일했다“면서 다시 한 번 ‘함께’(together) 금세기의 도전에 응전해가자고 영국민에게 호소했다.

오바마의 브렉시트 반대 입장 표명은 브렉시트 찬성 진영으로부터 즉각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적 브렉시트 찬성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미국이 영국에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 민주주의 상당 부분에 대한 통제를 양보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건 ‘내가 말하는 대로 해라’는 원칙의 전형“이라며 ”모순되고 완전히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존슨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을 ”부분적으로 케냐인인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 취임 이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상반신상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미 영국대사관으로 되돌려보내졌다고 언급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를 부분적으로 케냐인인 대통령의 조상에서 유래된 영국 제국에 대한 반감을 상징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역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 존 레드우드는 트위터에 ”오바마에 대한 의문들 : 오바마는 트럼프와 샌더스를 만들어낸 조건들의 창시자“라고 비꼬았다.

캐머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 가운데 한 곳이다. 그래서 EU에 남아야 하는 이유에 관한 버락 오바마의 얘기를 듣는 건 중요하다“고 의미 부여했다.

캐머런은 오바마가 영국에 EU에 대한 조언을 한 것처럼 미국민에게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조언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건 총선이 아니다“며 비켜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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