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향 손님/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고향 손님/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7-12-18 22:08
수정 2017-12-18 22: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귄 형님뻘 되는 이와 가끔 점심을 먹는다. 이 양반이 잘나갈 때는 지갑을 여는 것은 당연히 내 몫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은퇴하고 몇 년이 지나니 당연히 내가 밥값을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참치집이었다. 얼마 전 회사 동료와 찾았을 때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점심특선에 이것저것 괜찮은 음식이 줄줄이 올랐다. 주인이 동료의 고향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좋은 기억을 갖고 다시 찾았는데, 고향 손님 아닌 타향 손님만 있는 밥상은 내용이 전과 달라도 많이 달랐다. ‘이게 다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기다려 봤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딱 가격만큼의 평범한 밥상이었다. 이런 줄 알았으면 애써 20분도 넘게 걸어 이곳까지 오지도 않았을 텐데….

이런 밥집은 평가가 크게 엇갈릴 때가 많다. 주인과 무언의 교감이 있는 고향 사람은 융숭하게 대접받고는 극찬을 날린다. 하지만 타향 사람들만 갔을 때는 밥상의 분위기가 썰렁하니 칭찬이 나올 리 없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한 잘나가는 맛집들은 고향 손님과 타향 손님을 차별하지 않는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7-12-1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