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멸치 라면/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멸치 라면/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10-17 00:00
수정 2014-10-1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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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이 지났건만 ‘왈순마라면’의 기억은 선하다. 맛이 어땠는지 잊었는데 독특했던 이름 때문에 오래 남은 게 아닌가 한다. 꼬불꼬불한 면발이 신기했고, 따끈한 국물에 후루룩 넘기는 건더기의 식감은 참 별났다. 어머니는 더러 끓여 주었지만 정작 느끼하다며 드시지는 않았다. ‘인스턴트 맛’이랄까, 당시의 국물 맛이 그랬던 것 같다. 건강에 해롭다 하며 풍상을 겪었지만, 라면만큼 용한 생명력을 지닌 음식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시 ‘국민 간식’ 라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너무 많아 건강을 해칠 정도라는 조사 결과로 논란이 이어진다. 나도 집 밥이 질릴 때 주일에 한 번씩 끓여 먹으니 꺼림칙하다. 라면의 진화가 왜 이렇게 늦는가 하는 지청구가 절로 나온다. 업체야 다른 음식과 차별화한 맛을 내야 하겠지만 건강을 담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얼마 전에 첫맛을 본 ‘멸치 라면’에서 답을 찾아야겠다. 라면을 끓이다가 옆에 있던 멸치 몇 마리를 집어넣었는데 맛이 특별했다. 수프와 멸치를 반씩 넣어 나트륨 걱정에도 비켜 있다. 라면에 해물 등 온갖 것을 넣어 먹는 판에 뭐가 특별하냐고 하겠지만 사태를 보니 그게 아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10-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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