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화불량/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소화불량/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4-05-01 00:00
수정 2014-05-0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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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부터 심해졌지만, 4월 내내 먹고 체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평소 건전한 상식으로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 사는 한 동화작가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4차례나 분향하고, 노란 리본에 “잘 가라”는 인사를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는 “습관적으로 끼니가 되면 밥을 먹지만 체기가 있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어서 마음을 수습해야 할 텐데…” 하고 걱정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이 잦아들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참사의 고통스러운 특징이다.

그 역시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모임에 참여할 수도 없어 최근에 시간 날 때마다 장자의 책 한 권을 세로쓰기로 베껴 쓰면서 마음을 다스렸다고 했다. 그는 “50 초반까지 살면서 온갖 불행을 내 탓이라며 수용해 왔는데 이번만은 슈퍼맨처럼 지구를 거꾸로 돌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할 것인가를 따지다 보니, 슬픈 중에 분노가 힘이 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5-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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